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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이·슬랑이·왁뿌...식지 않는 어른들의 '촉각 소비'

2026.08.02 오전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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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선 손으로 쥐고 노는 '촉감 완구' 열풍이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화면을 통한 시각 경험이 익숙한 세대가 꾸준히 촉각 중심의 경험을 찾는 이유는 뭘까요?

송재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낮의 열기가 절정에 이른 오후, 평일인데도 서울 창신동 완구거리가 인파로 가득합니다.

가게마다 매대를 가득 메운 건 '말랑이'로 대표되는 촉감 완구들, 저마다 손을 뻗어 직접 만져봅니다.

[이주언 / 20대 소비자 : 친구들 거 뺏어 만지다가 좋아서…. 전에는 친구 거 가지고 이 오빠랑 한번 싸웠거든요, 뺏겠다고. 그래서 우리 같이 그냥 사러 오자고 해서 오늘 사러 왔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청소년보다 성인이 더 많다는 겁니다.

시장에선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고 말합니다.

[조치열 / 완구점 사장 : (유행) 초반에는 20대 여성들부터 시작해서 방학하고 오는 학생들까지, 그리고 조금 더 어린 학생들은 엄마 손 잡고 오는 초등학생들까지…. (오히려 어른들이 유행시킨 것에 가깝네요?) 그렇죠.]

SNS부터 연예인들 후기까지, 온라인 공간에서 단골손님이 되며 오프라인 완구시장까지 달군 열풍.

질릴 만하면 새로운 촉감의 상품이 등장하면서, 올해 초 시작된 유행이 어느새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눌러도 형체가 돌아오는 '말랑이', 더 잘 늘어나는 '슬랑이'에 더해, 요즘 대세는 점토 겉을 감싼 딱딱한 왁스를 한 번에 부수는, 이른바 '왁뿌볼'입니다.

이런 유행의 흐름은 수치로도 증명되는데, 어린 시절 젤 형태의 '슬라임'이 유행한 세대가 어른이 돼서도 손으로 느끼는 감각을 추구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화면을 통해 경험하는 게 익숙한 '디지털 세대'란 점에서 의외란 평가도 나옵니다.

촉각 완구 사용자들은 '심리적 효과'를 대표적인 소비 이유로 꼽습니다.

[이충범 / 20대 소비자 : 아무 생각 없이 만지고 있으면 생각보다 기분이 좋고 느낌이 좋아서….]

[강민혜 / 20대 소비자 : 뭔가 만지면서 확실히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실제 지난해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 부드러운 '스트레스 볼'을 쥘 때 뇌의 스트레스 대응 부위 활동이 변하는 게 관찰됐고, 실험 참가자들도 편안히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이번 열풍이 젊은 세대가 놓인 시대적 현실과도 맞닿아있다고 분석합니다.

대학생부터 취준생, 사회 초년생까지 모두가 불확실성을 견뎌야 하는 시대에 내 손으로 직접 쥐고 통제할 수 있는 감각이 위로가 된다는 겁니다.

[이준희/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촉감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현재 감각에 집중이 옮겨지면서 내가 예전에 했던 걱정들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 같은 걸 잠깐 잊을 수 있다….]

다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에 대해선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영상기자 : 심원보
디자인 : 정민정
화면출처 : 위버스, 에이블리

YTN 송재인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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