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600원대로 치솟을까 노심초사했던 원·달러 환율이 어느새 1,4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8일에는 장중 1,407원을 찍기도 했는데요.
순식간에 뚝 떨어진 환율,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지금 환율은 역대급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평균 월간 환율 변동폭이 무려 47원인데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지난 7월에는 전달 대비 무려 125.4원이나 급락했습니다.
그간 환율이 치솟았던 건 원화 약세를 촉발하는 요인이 겹겹이 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결정된 이후 원화는 구조적 약세에 놓여있었는데요.
여기에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가 나타났고,
반대로 원화와 동조 경향이 있는 엔화는 약세를 띠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했습니다.
또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도 한몫했죠.
그런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이 막대한 수출 성과를 올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벌어들인 달러를 분기 결산과 비용 정산, 투자 등에 쓰기 위해 원화로 환전하면서 달러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SK하이닉스가 뉴욕 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수백억 달러도 원화로 환전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 외환 당국이 엔화 가치 부양에 나섰고, 지난 주말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도 약화하면서 원화 가치는 상승 탄력이 붙었습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물가 상승 압력이 줄고 외환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면 문제가 되는데요.
기업은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달러 매도 시점을 놓쳐 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원화 기준 이익이 줄고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죠.
금융계에선 1,400원을 심리적 저항선으로 보면서도 연내 1,38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 때문에 투자 자금이 해외로 이탈하거나, 미일 외환 당국의 엔화 부양 공조가 멈추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환율은 숫자만큼 중요한 게 안정성이라고 강조합니다.
환율 변동성에 자본시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교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조진혁 (chojh033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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