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농촌의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농지은행을 활용해 사소한 법 위반 처분을 유예하는 방식을 내놨는데요.
정작 현장에선 농지은행에 땅을 맡기기도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황윤태 기자가 농촌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70년 넘게 벼농사를 지어온 아흔 살 현사봉 할아버지.
고령에 몸도 성치 않아 올해 추수를 끝으로 농지를 처분하려 했습니다.
[현사봉 / 경기 평택시·고령농 : 농어촌공사에서 (농지를) 사기 때문에 (농지은행으로) 쫓아간다고 쫓아갔는데 2025년도에 밀린 것이 많기 때문에 올해 안 되고 내년에나 된다고 했거든요. 그러게, 마음 졸이지 마음 졸이지 뭐….]
조급한 마음에 마을 이장까지 나섰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정정호 / 경기 평택시·마을 이장 : 가서 들어보니까 뭐 이번에 서류 접수하신 분들이 너무 많다…. 좀 도움을 못 드려서 죄송하지 마냥 기다리라 그러고….]
[기자]
할아버지가 위탁판매를 기다리고 있는 1,500평 정도의 논입니다.
나라에 땅을 맡기면 사소한 법 위반 처분을 유예해 주겠다는 정책이 나오기 전부터 농지 은행엔 이미 2년 연속 대기자가 2천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정책 발표로 위탁 판매 요청이 늘면서 농지은행의 일 처리는 더 느려졌습니다.
할 일은 쌓여가는데 인력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이재원 / 행정사 : 농지 은행에서조차도 언제 (일 처리가) 끝날 지 잘 몰라요. // 내년도 예산은 더 많이 증액되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건 지역마다 다 다르니까….]
[기자]
농지 전수 조사에 조급해진 땅 주인들은 팔고 싶어도 못 팔아 걱정인데, 임차농들은 경작권을 잃을까 걱정입니다.
[노승국 / 충남 홍성군·임차농 : 노인분한테 (임차)하고 있다가 이 분이 농지은행에 팔아서 (농지은행이) 젊은 사람들에게 주면 40대 50대는 농지를 뺏기게 되잖아요.]
[기자]
농지 전수 조사 이후 농지은행의 위탁 판매를 둘러싸고 혼란과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정부는 원활한 농지은행 운영을 위해 예산을 늘리고, 임차농 보호책도 함께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YTN 황윤태입니다.
영상기자 : 권석재
디자인 : 박지원
YTN 황윤태 (hwangyt264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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