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중앙은행, ECB 최초의 여성 수장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임기 만료 전인 내년 2월 조기 사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 역시 고유가로 인한 물가 급등에 고심하는 가운데 이번 발표를 놓고 프랑스 대선 일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경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럽중앙은행, ECB 라가르드 총재가 금리 결정을 몇 시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임기보다 약 9개월 빠른 내년 2월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재정 위기에 빠진 프랑스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유로화를 쓰는 21개국의 물가 상승률이 관리 목표치의 배 가까이 뛴 가운데 나온 결정입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진실이 훼손되거나 부정당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며 이런 시기에 중립을 지킬 수 없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 유럽중앙은행 총재 : 저는 발언과 표현의 자유를 원합니다. 또 통화정책 외의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개입할 자유를 갖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정계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라가르드 총재의 사임 발표를 놓고 내년 4월 프랑스 대선에 어떤 형태로든 뛰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럽 통합에 부정적인 극우 성향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이 대선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프랑스 재무장관과 국제통화기금, IMF 총재 등 화려한 경력의 라가르드 총재는 극우 집권에 제동을 걸 대항마로 꾸준히 거론돼 왔습니다.
또 '강력한 유럽'을 주창해 온 마크롱 대통령에게 퇴임 전 후임 ECB 총재를 고를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유럽연합을 이끌어 가는 두 축, 프랑스와 독일이 핵심 요직 인선을 사실상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러나 재정 위기에 빠진 프랑스 국채를 ECB가 사들이는 지원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 유럽중앙은행 총재 : 11월에 국채 만기 물량이 꽤 많이 돌아와 특히 프랑스는 좀 힘든 상황이 될 겁니다. 하지만 이건 전적으로 기계적인 절차입니다. 막후에서 뭔가를 조정하거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만기 시 재투자 하지 않는 원칙을 지킬 뿐입니다.]
같은 날 ECB는 물가 급등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기준 예금 금리를 연 2.5%로 동결했습니다.
다만 국제 유가 상황 등에 따라 오는 12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YTN 이경아입니다.
영상편집 : 서영미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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