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팝이라는 표현이 어느덧 익숙해진 한국 대중음악은 시대마다 대중들의 수요와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며 꾸준히 변화해왔습니다.
최근 눈에 띄는 건 사랑이나 연애 대신, 나다움을 말하는 여성 그룹 노래들이 확연히 늘었단 건데요.
그 배경을 송재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의 실시간 차트, 그룹 BTS 신곡들의 뒤를 잇는 건 얼마 전까지 1, 2위를 다투던 아이브와 키키입니다.
같은 소속사 선후배인 두 그룹은 노래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소문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길을 걷겠다 선언하고,
웹 에러 코드 숫자를 상징으로 삼아, 나를 쉽게 규정할 수 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돌이켜보면 과거엔 흔하지 않았던 가사입니다.
사회 경제적 위기를 맞았던 90년대 말, 1세대 여성 그룹들의 헌신적인 사랑 노랫말은 대중들의 큰 호응을 끌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대 후반까지 등장한 2세대, 3세대 그룹 노래에선 조금 더 적극적인 여성상을 보였지만, 그때도 단골 주제는 역시 연애였습니다.
그랬던 3세대 그룹조차 연애 같은 관계나, 외부의 시선 대신 나만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오늘날.
현장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흐름이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
[엘리 서 / 작사가·작사 강사 : (4세대만 해도) 저 높이 올라갈 거야, 이런 게 있었다면 요즘 5세대 아티스트 같은 경우엔 성취를 중요시하는 경향도 좀 줄어든 거 같아요. 누가 뭐라고 하든 나는 나고, 나다운 걸 찾고….]
작사가 지망생들의 노랫말에서도 '나다움'이 대세라는데, 이는 사회 변화는 물론 대중 수요와도 맞닿아있습니다.
[엘리 서 / 작사가·작사 강사 : K팝 소비층의 다수가 여성이라는 점도 있고, 팬덤의 주류 정서가 페미니즘이라든지 여성의 지위가 올라간 그런 방향으로 인식이 잡혀 있어서….]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K팝 산업 성장에도 이바지했다고 분석합니다.
[김헌식 / 대중문화평론가 : K팝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건 연가 같은 사랑 노래 때문이 아니라 전 세계 청춘들의 상황과 처지를 헤아리면서도 주체성과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라서….]
시대의 정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온 K팝, 이제 그 중심에는 주체적 가치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영상기자; 이현오
화면제공; SM, JYP, YG, 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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