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인트로】
바다와 수변을 끼고 조성된 화려한 공간.
이 사이에서 수많은 사람이 희망찬 미래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화려했던 수식은 사라지고, 남은 건 '유령도시'라는 차가운 오명뿐입니다.
[자영업자 / 김포 라베니체 상가 : (상가) 1차는 초창기에 번쩍했다가 지금 다 공실이고요. 살아남은 데가 별로 없어요.]
공사가 멈춘 채 방치된 카지노 리조트는 주변 도시 일대를 무너뜨렸습니다.
[강원모 /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자문위원 : 카지노가 무산되고 나니까 여기가 완전히 공동화가 된 거죠.]
비슷한 실패가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강래 /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는 면밀한 수요 검토를 해야 하는 거고요. 변화된 시대에 맞는 개발 사업을 해야 하는 거예요.]
계획도시가 실패의 늪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모순과 현실적인 해법을 집중 모색합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오늘의 팩트 체커 윤성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윤 기자, 계획도시들 영상을 보고 왔는데 모두 시작은 야심 찼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까 단순히 장사가 안되는 수준이 아닌 것 같아요.
▶윤성훈
네. 문제는 경기 탓만이 아니라 애초에 버틸 수 없는 구조로 상권이 설계됐다는 점입니다.
그 단면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시흥 거북섬 현장부터 확인해 봤습니다.
【VCR】
해양 레저의 중심지를 자처하며 야심 차게 조성된 복합단지, 시흥 거북섬.
지난 2018년 한국수자원공사와 시흥시가 손을 잡고 대규모 관광 수요를 약속하며 개발의 닻을 올렸습니다.
당초 계획은 스페인 휴양지 ‘코스타 델 솔’을 모델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서핑장을 조성하겠다는 것.
열풍이 불었던 서핑 인기에 올라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지금 상황은 어떨까.
당초 사계절 내내 운영할 계획이었던 서핑장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여름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한 서핑, 겨울철 수요가 적다 보니 여름을 포함해 6개월만 운영하게 된 겁니다.
또, 사계절 내내 사람들이 머물 수 있도록 대관람차, 마리나 시설, 실내 키즈파크 등이 함께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이 시설들 역시 완공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서 서핑장 외에는 겨울에 즐길 거리가 없는 '유령섬'화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활기를 믿고 들어선 상권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윤성훈 / 기자 : 인공 서핑장과 맞닿아 입지만 보면 유동 인구가 몰려야 할 곳입니다. 하지만 건물 1층과 2층 모두 공실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런 곳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겁니다.]
몰락의 실체는 숫자로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현재 거북섬 내 46개 상가 건물, 3천7백여 개 점포 가운데 비어 있는 점포는 무려 3,190곳.
열 곳 중 여덟 곳 넘게 문이 닫힌 것으로 공실률은 현재 80%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정 레저 수요만으론 대규모 상권을 뒷받침할 수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최근희 /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명예교수 : 수요는 생각 안 하고 세계 최대의 인공 서핑장을 만들어놨지만 (실제) 수요는 초라한 거죠.]
상업 시설만 지나치게 많은 점 역시 실패 요인이 됐습니다.
거북섬의 상업 시설 용지는 전체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반면 배후 수요를 받쳐줄 업무시설은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시에선 상권을 살리기 위해 임시 스케이트장과 썰매장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방문객 / 시흥 거북섬 : 한두 번은 오는데 계속 방문할 것 같지는 않아요. 주변에 아무래도 있는 게 많이 없다 보니까.]
거북섬 개발 계획을 믿고 이곳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상인들은 냉혹한 현실을 하루하루 견뎌내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상가를 분양받은 김선태 씨.
2년 넘게 상가에 입점하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1년 전, 직접 식당을 차려 운영에 나섰습니다.
공실을 겪고 있는 바로 옆 상가 투자자들까지 모여 규모가 있는 식당을 열었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상가를 장시간 방치할 수 없어 내린 고육지책입니다.
[김선태 / 거북섬 상가 분양주, 거북섬 통합발전위원회 위원장 : 만약에 (장사를) 안 했다면 똑같이 공실 상태로 계속 유지하겠죠. 관리비 내야죠. 이자 내야죠.]
김 씨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해양 복합도시’라는 청사진을 내세워 선분양을 한 시흥시와 수자원공사가 당초 약속했던 시설들을 서둘러 이행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립니다.
[김선태 / 거북섬 상가 분양주, 거북섬 통합발전위원회 위원장 : 행정이 해야 할 것들이 제대로 따라주지 못하고 선분양하면서 분양주들이 피해를 본 거죠.]
분양주들은 직접 발전위원회도 꾸렸습니다.
임대료 조정과 상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점주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김선태 / 거북섬 상가 분양주, 거북섬 통합발전위원회 위원장 : 계획 자체가 해양관광 도시로 홍보했고 시가, 행정이 개입했단 말이죠. 그러니까 행정이 개입한 도시이기 때문에 행정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사실은 맞는 거죠.]
【스튜디오】
▶엄지민
결국 그 지역의 대표 시설, 앵커 시설에 기대다가 무너진 건데 이런 구조를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요?
▶윤성훈
네. 선분양이 이뤄진 뒤, 교통·주차 같은 기본 인프라와 체류형 콘텐츠가 채워지지 않으면서 상권 침체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다른 현장도 함께 확인해 보시죠.
【VCR】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의 수변 상업지구, 라베니체.
이국적인 외관과 수로를 따라 늘어선 상가들이 한때 '한국의 베네치아'를 표방하며 화려하게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찾아온 라베니체에선 사람의 온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수로의 물은 꽁꽁 얼어붙었고, 활기를 불어넣겠다던 썰매장 운영마저 안전을 이유로 지연되면서 적막감만 흐릅니다.
문을 연 점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비어버린 상권, 현장의 상인들은 한계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최성배 / 김포 라베니체 상가 자영업자 : 주변에 상가 분들도 가끔 얘기하다 보면 겨울철에는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매출 하락이) 너무 심각하다. 겨울철에는 봄부터 가을까지의 매출보다 70% 이상 떨어져요.]
부진의 원인은 계절 탓만이 아닙니다.
열악한 교통 접근성과 고질적인 주차난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한 번은 호기심에 찾아도, 두 번은 오기 힘든 공간이 된 겁니다.
[최성배 / 김포 라베니체 상가 자영업자 : (손님들이) 오셔서 주차 얘기를 전부 다 하세요. 왜 여기는 주차장이 제대로 안 돼 있고, 상가에 와서 뭘 사 먹어도 주차에 대한 어떤 그 해결책이 하나도 없다.]
조성 목적부터 불분명하다는 하소연과 함께 들쑥날쑥한 지자체의 행정은 상인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같은 상권 안에서도 일부 구역은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하지만, 다른 곳은 개인 건물이라는 이유로 가맹조차 거절당하고 있는 겁니다
[김포 라베니체 상가 자영업자 : 시에서 처음에 뭐를 목적으로 (라베니체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었는지 그냥 김포 사람들 운동 코스로 만든 건지 그 목적이 뭔지 모르겠어요.]
시민들의 시선은 어떨까.
수로를 따라 걷는 것 외엔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경기 김포시 주민 : 뭔가 하나가 빠진 듯한 느낌이. 이렇게 예산을 많이 투입해 놓고 약간 (콘텐츠)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더라고요.]
기획 단계부터 간과된 접근성과 콘텐츠 부족, 계절적 한계라는 3박자에 상권의 자생력이 무너진 셈입니다.
결국 '한국의 베네치아'라는 화려한 수식은 사라지고, 공실과 폐업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절망의 악순환에 빠져들었습니다.
[최근희 /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명예교수 : 김포시의 수요만 가지고 거기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워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데 아쉬워요.]
【스튜디오】
▶엄지민
일부 상권의 붕괴를 넘어서 도시 자체가 멈춰 선 곳도 있다고요?
▶윤성훈
네, 특정 시설에만 기댄 어설픈 설계가 실패했을 때, 도시 전체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더 심각한 사례가 존재합니다.
상업과 주거, 기반 시설까지 거대한 정적에 갇혀버린 인천 영종도의 미단시티입니다.
【VCR】
지난 2014년, 인천시가 영종도 미단시티를 통해 관광 복합도시로 발전하겠다는 청사진을 소개했습니다.
인천공항과의 접근성을 토대로 카지노 리조트를 세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유정복 / 인천시장 (2015년 미단시티 투자 MOA 체결 당시) : 인천의 꿈을 실현시켜 나가면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국가의 성장 동력을 찾아가고자 하는 것이 시의 확고한 의지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미단시티의 심장이라던 복합 카지노 리조트 건물은 현재 골격만 남은 채 공사 자재들이 어지럽게 방치된 흉물이 되었습니다.
사업자인 중국의 푸리그룹이 7억 3,500만 달러, 약 9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와 자금 조달 문제 등의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2020년 2월 공사가 중단되면서 6년째 20%대의 공정률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강원모 /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자문위원 : 이쪽은 카지노 사업권을 땄지만 (공사의) 진도가 안 나가서 보시다시피 이렇게 골조만 서 있는 흉물로 돼 있잖아요. 카지노 사업이 영향을 미치는 모든 곳이 다 공동화가 된 상태죠.]
지역 사회에선 ‘카지노 불패’에 기댄 지자체의 계획이 첫 단추부터 잘못되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설상가상 사업 주체인 푸리그룹은 인근 다른 부지를 되팔아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두며 ‘먹튀’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
[강원모 /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자문위원 : 1,400억 원 정도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데 공사도 못 하는 회사가 취득한 땅은 팔아서 이득을 취하면 이율배반적이잖아요.]
사업이 멈췄을 때를 대비한 안전장치가 충분했는지 논란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강원모 /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자문위원 : 투자하는 사람이 포기하거나 좌초됐을 때는 어떻게 할 건지 이런 안전장치들을 만들어 놔야 했는데 그런 게 없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사업자가 (사업을) 중단하니까 다 멈춰 선 거잖아요.]
지자체는 손 놓고 사업자는 시세 차익을 얻는 사이 피해는 지역 주민과 상권에 온전히 전가되었습니다.
[인근 주민 / 영종 미단시티 : 호텔이 오든 뭘 오든 저렇게 흉물로 남지는 않아야지. 유튜브 열어보면 여기는 그냥 유령 마을이고 대책도 없는데….]
전문가들은 핵심 시설로 카지노 하나로 판을 키운 전략 오판과 더불어 외국 자본의 선의를 전적으로 믿은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합니다.
[마강래 /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엄밀한 타당성 검토가 있다면 그 타당성 검토의 벽을 넘기 위해서 처음부터 계획을 엄밀하게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과정이 없거나 지자체 나름의 타당성 검토를 한다든가 그럼 거기에 희망을 반영하는 거예요. 타당성 검토를 쉽게 한다든가 되게 하는 쪽으로 한다든가…. 위험성이 높아지는 거죠.]
【스튜디오】
▶엄지민
미단시티의 핵심은 카지노 개발이었는데 이게 엎어지면서 공터만 남게 됐다 이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윤성훈
맞습니다. 이들 상권과 도시를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가 남은 과제입니다.
전문가들은 개발 당시의 분양 수익을 해당 지역에 재투자하는 것과 함께 비어버린 시설의 용도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해법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마강래 /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청년 주거시설, 데이케어 센터 등) 공공 서비스 관련 기능들을 집어넣을 수 있는, 그런 쪽으로 전용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엄지민
앞으로는 개발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 거 같은데요.
▶윤성훈
네, 사람들이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거듭난 명소들도 있습니다. 그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VCR】
경기도 수원의 한 골목.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현륭원으로 행차할 때 머물던 화성행궁 인근입니다.
행궁의 이름에서 따온 ‘행리단길’.
평일 오전 궂은 날씨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장소입니다.
[신가람 / 경기 화성 동탄 : 카페, 밥집 다 각자의 개성이나 특색이 있어서 재미있는 것 때문에 자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이곳은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역술관들이 밀집한, 이른바 ‘점집 거리’로 불리던 낙후 지역이었습니다.
[김성재 / 수원 행리단길 자영업자 : (방문객이) 없이 그랬는데 여기가 생태 교통 거리가 됐어요. 그 후에 살아나기 시작했죠.]
변화의 출발점은 대규모 개발이 아닌 동네가 가진 매력을 다시 바라보는 데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2013년, 지자체는 한 달 동안 자동차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시민들에게 길을 내어주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차량이 사라진 골목에 사람들이 머물기 시작했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젊은 감성이 스며들었는데 이 한 달간의 시도가 동네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김성재 / 수원 행리단길 자영업자 : (방문객이) 엄청나게 늘었죠. 그리고 저녁에는 인사동이라고 할 만큼 그 수준까지 가요.]
상권이 살아났고, 이곳에서 창업을 하려는 청년층의 유입이 이어졌습니다.
특색있는 가게들이 하나둘 들어서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4개월 전 이곳에 둥지를 튼 채경석 씨 역시 행리단길의 분위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채경석 / 수원 행리단길 자영업자 : 계속 수원 살았는데 (행리단길이) 분위기가 되게 좋아요. 저녁 되면 더 분위기가 좋고 그래서 이 분위기에서 한번 요리해 보고 싶어서 여기를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지자체는 새로운 것을 덧붙이기보다 생태 교통과 지중화 사업 등을 통해 기존 골목의 특색을 살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수백 개의 카페와 식당 등이 자리 잡았고, 평균 140만 명 정도가 방문하는 메가 상권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수원시는 특히 민간이 주도하고 지자체는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았고.
[박아름 / 수원특례시 도시재생사업팀장 : 2018년도부터 수원도시재단을 발족해서 현장에서 주민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중간 조직을 전국 최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상권이 뜨면 임대료까지 올라 기존의 자영업자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막기 위해 전국 최초로 '지역상생구역'을 지정해 제도적 방어막을 구축했습니다.
[이원구 / 수원특례시 경제정책국장 : 안정적인 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임대료 상승률이 연 5% 이내로 제한됩니다. 그리고 상인과 거주민을 위해서 지역상권법에 준하는 재산세 감면이 또 들어갑니다.]
서울 성수동도 또 다른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폐공장이라는 지역 자산을 그대로 살린 독특한 분위기가 사람들을 매료시켰습니다.
[YTN 보도 / 2025년 12월 4일 : 한옥 모양 조형물 아래 마련된 스크린에선 걸그룹 '헌트릭스'의 무대가 나옵니다. 작품 속 장면처럼 김밥, 컵라면으로 채운 기내를 그대로 재연하는 등 팝업 스토어 곳곳을 인증샷 명소로 만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실패한 도시들이 놓친 결정적인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분석합니다.
무에서 유를 만들겠다는 개발이 아니라, 시장의 욕구를 읽고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는 '발견'이 우선돼야 한다는 겁니다.
[마강래 /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세 가지 실패 사례를 보면 이거는 발명한 거예요. 그러니까 발명과 발견의 차이는 상당히 큰 거예요. 발견은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었다는 거예요.]
【스튜디오】
▶엄지민
무책임한 개발의 결과가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이런 반복되는 실패를 끊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거 같은데요.
▶윤성훈
네, 전문가들은 지자체, 지역 정치인들의 치적 쌓기용, 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과거와 달리 사람들의 수요가 더 다양해지고 정교화되면서 예전의 개발 성공 방정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를 막기 위해 수요에 기반한 가치 판단과 결과에 대한 행정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최근희 /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명예교수 : 지자체에 예산과 인력을 주되 책임은 너희가 져라. 그러니까 자주 재정권이 지자체에 상당 부분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실패한) 사업은 계속 진행될 거다.]
▶윤성훈
또, 분양 이후까지 책임지도록 해야만 무리한 개발 계획 남발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마강래 /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개발자가 일부 물량을 끌어안게 하든지 개발 이익의 일부를 지자체에 펀드 형태로 내서 책임지게 하는 방안이 중요하지 않을까.]
▶ 엄지민
화려한 조감도에 속아서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짓고 보자'는 발명 대신에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는 발견의 행정이 절실한 시점인 거 같은데요.
윤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의 팩트추적은 여기까집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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