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튜디오 】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 인트로 】
'확정 수익', '대출 보장', 그리고 '완판'.
우리는 이 달콤한 단어들이 평생 일궈온 자산을 지켜줄 기회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약속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자리.
이제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깊은 한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박창준(가명) / 초치기 분양 피해자 : 저 같은 경우는 사기를 당한 거예요. 암까지 와서 내가 수술했는데…. 사기를 쳐도 이렇게 사기 치고.]
우리의 절규는 단순히 '투자 실패'에 대한 후회가 아닙니다.
0.1초 차이로 운명이 결정된다며 입금 연습을 시켰던 '초치기'.
지식산업센터의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불법 대출을 부추겼던 교묘한 속임수.
심지어 온라인 가짜 사이트까지 동원해 우리의 개인정보를 낚아챘습니다.
사기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법의 문을 두드렸지만, 현실은 더 차갑기만 합니다.
'증거 불충분'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시행사와 책임자들은 법망을 빠져나가고, 끝이 보이지 않는 법정 공방 속에 일상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박기범(가명) /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 정신을 오락가락하게 만들어서 일과를 못 봐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요.]
누가, 무엇이 우리를 이 지옥으로 밀어 넣었을까요.
【 스튜디오 】
▶엄지민
오늘의 팩트체커 윤성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윤 기자, 최근 분양 시장을 둘러싸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계약 과정에서부터 분양 이후까지 곳곳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요?
▶윤성훈
네, 취재 결과, 개인의 투자 책임이라고만 보기에는 분양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위험은 축소시키고 수익은 과장하는 공통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분양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피해 유형들을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 VCR 1 】
인천지방법원 북부 지원이 들어설 예정인 인천 검단신도시.
근처에는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며 법조타운의 모습이 갖춰지고 있지만, 유독 한 건물은 1층과 2층 상가가 텅 비어 있습니다.
수분양자들이 시행사와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 상가를 분양받은 이들은 노후 대비나 생업을 위해 평생 모은 자산을 투자했지만, 지금은 감당하기 어려운 빚만 떠안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박창준(가명) / 초치기 분양 피해자 : 내가 지금 암 걸린 사람이에요. 스트레스를 받아서….]
문제는 분양 방식이었습니다.
지난 2021년 분양 당시, 계약금을 먼저 입금하는 순서대로 좋은 상가 호실을 배정받을 수 있다고 홍보됐다는 겁니다.
이른바 ‘초치기 분양’입니다.
초치기 분양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누가 더 빨리 입금하느냐, 그 선착순 순서로 호실 당락을 결정짓는 방식입니다.
수분양자들은 0.1초 차이로 당락이 갈린다는 말에 입금 연습까지 했다고 회상합니다.
[엄수지(가명) / 초치기 분양 피해자 : 초치기가 되게 쉽지가 않거든요. 10시 00초에 한다는 게…. 그래서 다들 연습을 계속 시켰던 거예요.]
[김민혜(가명) / 초치기 분양 피해자 : (어르신들은) ‘은행 창구에 가서 직원분한테 부탁하세요’ 이런 방법까지 다 철저하게 알려주셨어요.]
하지만 수분양자들은 이 경쟁 자체가 서둘러 계약을 하도록 유인한 장치였다고 주장합니다.
결과적으로 약속받았던 정문 인근이나 코너 상가를 배정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오히려 좋은 위치의 상가는 여러 호실을 분양받은 일부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김민혜(가명) / 초치기 분양 피해자 : 일종의 전략적으로 분양을 완판시키려고 한 방법으로밖에 인지가 안 되거든요.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10평 남짓한 상가 분양가가 10억 원에 달하지만, 분양 당시 설명과 실제 건물 상태가 크게 다르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엄수지(가명) / 초치기 분양 피해자 : (이 상가는) 문을 열어놓고 장사하면 여기 전봇대와 맞물려서 통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수분양자들은 뒤늦게 시행사의 초치기 분양 방식 자체가 위법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현행 건축물분양법은 상가를 분양할 때, 공개 모집과 공개 추첨을 통해 수분양자를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의석 / 변호사 : 원래는 공개 모집의 방식으로 공개 추첨을 통해서 수분양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이건 건축물 분양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 건물 같은 경우에도 건축물분양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취재진은 시행사 측에 입장을 물었지만,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시행사 법인 등을 건축물분양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현재는 항고 끝에 재기수사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함께 진행되고 있는 민사 소송 역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1심 재판부는 계약이 정당하게 체결됐다는 이유로 수분양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형사와 민사 모두 쉽지 않은 싸움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삶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민혜(가명) / 초치기 분양 피해자 : 진짜 죽어야지 해결되느냐, 그렇게 얘기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죽기 힘들어서, 죽을 수 없어서 그냥 사는 상황….]
【 스튜디오 】
▶엄지민
네, 초치기 분양이 그야말로 초를 다투는 분양이라는 건데, 투자를 할 때 사실 수익률이나 입지 같은 거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굉장히 위험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만적인 행태가 비단 일반 상가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면서요?
▶윤성훈
네, 최근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던 지식산업센터 분양 시장에서도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고수익 임대와 정부 지원 대출, 세제 혜택까지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식산업센터가 기업 입주를 전제로 한 산업시설이라는 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엄지민
정부 지원이나 세제 혜택 같은 달콤한 말 뒤에 숨겨진 조건이 있었다는 거네요.
▶ 윤성훈
네,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홍보가 어떻게 투자자들을 빚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는지, 그 실체를 추적해 봤습니다.
【 VCR 2 】
10%의 현금으로 정부 지원 대출 90%를 받아, 연 30%가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에서 분양 당시 내세웠던 홍보 문구입니다.
[업체 관계자 / 당시 홍보 영상 : 지식산업센터는 정부에서 융자도 80~90%까지 저리로 지원해 주고요. 각종 세제 혜택을 드리고 오피스텔에 비해서 투자 금액은 조금 들어가고 수익률은 높습니다.]
선뜻 믿기 힘든 조건이지만 당시 분양 상담 과정에서 제공된 견적서에는 '예상 임대 수익률 31.5%'라는 수치까지 명시돼 있습니다.
[황혜경(가명) / A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 (지식산업센터에서) 임대 사업이 된다고 해서 노후에 일을 못 하니까 월세라도 받아서 살아볼까 해서….]
하지만 이런 장밋빛 숫자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기만에 가까웠다는 것이 수분양자들의 주장입니다.
당초 약속받았던 고비율 대출은 대부분 실행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임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텔이나 상가처럼 누구에게나 임대를 놓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아니fk 제조업이나 정보통신업 등 특정 업종 기업의 입주를 전제로 한 산업시설입니다.
단순 투자라고 생각했던 수분양자들은 채울 수 없는 조건입니다.
[이종선 / A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 마약을 소지한 것처럼 일반인이 (지식산업센터를)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처벌당하는 거고 그다음에 월세를 받으면 마약을 흡입한 거하고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거야.]
【 스튜디오 】
▶엄지민
분양가의 80~9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고, 예상 임대 수익률까지 제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속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지식산업센터가 입주 자격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운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계약이 어떻게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까?
▶윤성훈
지식산업센터는 원칙적으로 제조업이나 정보통신업 같은 기업 입주를 전제로 한 산업시설입니다.
그래서 일반 개인이 분양을 받으려면 사업자 자격을 갖춰야 하는데요.
취재 결과, 분양 과정에서 사업자가 없는 투자자들에게 허위로 사업자 등록을 만들도록, 다시 말해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도록 유도했다는 주장이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 VCR 3 】
구리도시공사 등이 시행사로 참여한 지식산업센터 분양 계약을 맺은 박현지 씨(가명).
계약 당시 박 씨는 사업자가 아닌 일반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분양 현장에 사업자 등록을 도와주는 세무 대행 부스까지 마련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현지(가명) / B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 부스를 따로 운영해서 사업자가 없는 분들한테는 사업자 등록을 도와주는 그런 (장소)까지 있었고요.]
실제로 박 씨가 분양 계약을 체결한 날짜는 2021년 5월 26일.
하지만 입주 자격 요건인 사업자 등록은 그로부터 3주 뒤인 6월 16일에야 이뤄졌습니다.
입주 자격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 계약이 먼저 진행된 셈입니다.
뒤늦게 문제를 인지한 박 씨는 계약 관련 서류들을 다시 확인하다가 의구심을 자아내는 문서를 발견했습니다.
지식산업센터의 입주 업종과 자격 요건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었고 이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였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해당 서류를 본 기억조차 없다고 주장합니다.
확인 결과, 서명 역시 본인의 필체가 아니었습니다.
[박현지(가명) / B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 제가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서류들이거든요. 그래서 실제 이 계약서와 이 자필을 보시면 한눈에 보기에도 다르겠지만, 전혀 다른 분이 이제 제 이름으로 서명하신 거예요.]
시행사 측은 투자자들의 귀가 솔깃할 정보도 흘렸습니다.
[김현숙(가명) / B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 여기 대로변에 스타벅스라든지 올리브영이라든지 패션 아웃렛이 1, 2층이나 지하에 입점할 거라고 설명해 주셨었어요.]
하지만, 이런 청사진도 '공수표'에 불과했습니다.
[김현숙(가명) / B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 근데 아시다시피 지금 입점된 건 하나도 없고 빈 호실도 굉장히 많고….]
조직적이고 치밀한 판매 방식에 속았다는 수분양자들은 책임의 화살을 지자체로도 돌리고 있습니다.
[김창현(가명) / B 지식산업센터 분양피해대책위원장 : 해당 관청 지자체가 서류로만 입주 승인을 하는 거예요. 실제 이 사람이 사업자 입주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제작진이 관할 지자체에 공식 입장을 묻자, 구리시는 지식산업센터 분쟁 조사를 진행했다면서도
홍보 행위가 법령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관리 공백이 지식산업센터 피해를 키우는 구조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유선종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제도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틀을 지자체들이 가져야 하지 않을까….]
【 스튜디오 】
▶엄지민
지금 이뤄지는 분양 시장을 보면 마치 무법지대를 보는 느낌인데요. 그런데 온라인에서도 투자자들의 허점을 노리는 사기 수법이 있다고요?
▶윤성훈
네. 공식 홈페이지와 거의 흡사한 사이트를 올려두고 예비 투자자들의 개인정보를 낚아채는, 이른바 ‘DB 따먹기’ 수법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 VCR 4 】
분양을 앞둔 대단지 아파트.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포털사이트에 아파트 이름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러자 ‘에코 시티’와 ‘시티 에코’처럼 단어 순서만 교묘히 바꾼 유사 홈페이지들이 검색 결과에 나타납니다.
이 가운데 하나를 클릭해 들어가 보니, 아파트 정보와 함께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창이 나옵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공식 홈페이지를 모방해 만든 뒤, 개인정보를 빼가는 피싱 사이트입니다.
제작진은 피싱 의심 사이트를 올린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직접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면 오픈 일정이 나오거든요. 그때 문자를 제공해 드릴 거예요.]
시행사를 사칭하는 가짜 홈페이지들이 생겨나는 상황.
어떻게 된 일일까.
공식 시행사 측은 부동산 업체들이 분양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유사 사이트를 만들어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이른바 ‘데이터베이스 따먹기’라 불리는 수법입니다.
수집된 투자자의 개인정보, 즉 데이터베이스는 그 자체로 돈이 되는 상품입니다.
이 정보가 여러 영업조직에 공유되면,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무차별적인 스팸 전화와 끈질긴 설득이 이어집니다.
일부 시행사들은 관심 고객을 알선한 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하기도 하는데, 이런 관행을 악용해 일단 개인정보부터 낚고 보는 가짜 사이트들이 번지고 있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식 시행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유사 사이트에 속지 말라는 경고문을 띄우기도 했지만….
[시행사 관계자 : 유사 홈페이지 조심하셔야 하거든요, 고객님.]
공식 시행사가 이런 유사 사이트를 발견해도, 마땅히 제지할 방법조차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시행사 관계자 : (포털사이트)에 유사 사이트니까 없애 달라고 요청하는데 그게 안 돼요. 법률, 정책상 그게 안 되기 때문에 계속 노출되는 거거든요.]
특히 투자자들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 무차별적으로 수집되는 개인정보가 어떻게 악용될지 모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시행사 관계자 : (관심 고객) 명단을 저희 현장에만 활용하는 게 아니고요. 받은 명단들을 계속 돌려요. 이런 것들이 저희 현장뿐 아니라 다른 현장에서도 문제가 되고 불법적인 형태로 자행되고 있긴 하거든요.]
【 스튜디오 】
▶엄지민
상황을 보니까 분양 시장 곳곳에 지뢰가 깔려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피해가 발생했을 때 수습할 수 있는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거죠?
▶윤성훈
네, 가장 큰 문제는 법과 제도의 빈틈이 분양업자들의 방패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분양자가 어렵게 법의 문을 두드려도 분양 과정에서 어떤 설명이 있었는지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대부분 투자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시행사와 분양대행사로 책임 구조가 나뉘다 보니 실질적인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습니다.
처벌 역시 비교적 가벼운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엄지민
네, 늦긴했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반복되는 분양 사기의 고리를 끊어야 할 거 같습니다.
▶윤성훈
그래서 제작진은 반복되는 기만 속에서 투자자들이 스스로를 지킬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미 발생한 피해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구제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과 함께 살펴봤습니다.
【 VCR 5 】
피해 사실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신경순(가명) /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 우리가 모여서 대책을 (논의)해서 이게 정말 잘못된 거고 불법이면 바로잡아야 하는 거….]
[박기범(가명) /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 (법적) 보호를 못 받고 있으니까 이렇게 개개인이 모여서 얘기하는 겁니다.]
이처럼 허위·과장 광고에 속았더라도 이미 계약서에 서명했다면 구제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결국 투자자 스스로 계약 전에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김영하 / 변호사 : 어떤 보장을 해준다는 것만 맹신해서 계약하시는 건 금물이고요.]
또, 혹시 모를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분양 상담 과정 때 설명이나 약속을 녹음하거나 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증거를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분양 사업은 대개 시행사와 시공사, 분양대행사 등 여러 갈래로 나뉘어 진행하는데, 이 때문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며 피해 구제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김영하 / 변호사 : 규정상으로는 법인도 처벌받게 되어있는데 ‘개인의 일탈이고 몰랐다’ 책임질 사람 한 명을 내세워서 꼬리 자르기 하는 형태가 있습니다. 처벌 같은 경우도 벌금 몇십만 원에서 많아야 100~200만 원 정도에 끝나는 선이 많기 때문에….]
특히, 허위·과장 광고를 통한 무리한 분양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
[유선종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계약이 체결된 시점에서는 소비자가 그때부터 을이 되는 거거든요. (분양업주는) 어차피 계약만 성사하면 수수료를 받는 구조니까 이런 부분들이 해소되지 않고 계속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선 계약 취소나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유선종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분양 신고 단계에서부터 불법이나 위법행위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관리 감독하는 행정기관의 정책적인 배려나 행정지도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영역에 새로운 기구가 할 역할이 있지 않을까?]
【 스튜디오 】
▶엄지민
네, 이렇게 화려한 분양 광고 뒤에 숨은 교묘한 수법들이 결국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까지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윤성훈
초치기 경쟁이나 허위 사업자 등록처럼 분양을 서두르게 만들거나 자격을 형식적으로 맞추는 방식들이 여전히 시장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건이 터진 뒤 사후 대응만이 아니라 분양 과정 자체를 관리·감독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또 투자자들 역시 ‘확정 수익’이나 ‘대출 보장’ 같은 표현을 무작정 믿기보다는 계약 조건과 위험 요소를 보다 냉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엄지민
달콤한 말일수록 더 차갑게 확인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윤기자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팩트추적은 여기까집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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