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의 시간을 품은 도시, 이스탄불.
신과 성인에게 바치는 책을 만드는 ’제책 예술’로도 유명합니다.
8세기에 시작된 튀르키예 제책 예술의 정수를 이어가는 장인, 오스만 오메르 두락의 작업실을 찾았습니다.
[오스만 두락 / 튀르키예 제책 장인 : 저는 이곳에서 배우는 제자들이 훗날 장인이 될 수 있도록 기술을 전수해 주고 예술 활동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오스만 제책의 위엄은 재료에서부터 드러납니다.
표지는 옻나무로 무두질한 질긴 염소 가죽을 쓰고, 장식은 순 금박과 최고급 비단 실만을 고집합니다.
표지는 섬세한 문양으로 촘촘히 채워집니다.
붓으로 무늬를 직접 그려 넣기도 하고, 염색한 가죽을 패치워크처럼 덧붙이거나, 금형으로 눌러 가공하는 형압 기법도 구사합니다.
[오스만 두락 / 튀르키예 제책 장인 : 옻나무로 무두질한 염소 가죽인 ’사흐티얀’만 씁니다. 순 금박을 사용하고, 책을 엮고 본문을 꿰맬 때는 고급 비단 실을 사용합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시라제’라 불리는 독특한 실뜨기 방식입니다.
책 등을 평평하면서도 견고하게 잡아주는 이 기법은 이슬람만의 독자적인 기술입니다.
이렇게 한 권이 완성되기까지 짧게는 몇 주, 필사까지 포함하면 몇 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교육 방식 역시 엄격한 도제와 현대적 교육 방식을 결합했습니다.
수백 명의 지원자 가운데 단 5명만 선발돼 2년 동안 스승 곁에서 수행하듯 기술을 익힙니다.
[야세민 / 제자 : 스승님은 늘 ’두 번 재고 한 번에 자르라’고 말씀하세요. 기술과 기계에 의존하는 시대에 사람 손으로 만드는 책의 가치를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네히르 / 제자 : 오래 으깨면 으깰수록 금가루 입자들이 곱게 만들어져서 점도 높은 금 물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서너 시간으로는 부족해서 다음 날 다시 서너 시간 더 갈아줍니다.]
작업실 한쪽에서는 19세기 오스만 제국 말기의 쿠란 필사본 복원이 한창인데요.
낡고 헤진 고서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박물관으로 되돌려 보내는 일은 이곳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오스만 두락 / 튀르키예 제책 장인 : 저희는 이런 고서들을 적절한 방식으로 복원한 다음, 원래 소장하고 있던 도서관이나 박물관으로 되돌려 보냅니다. 그러면 많은 사람이 아주 오래된 고서들도 원래 모습대로 볼 수 있게 되죠.]
유럽의 기술과 전통 모티프를 결합한 새로운 창작 제책 시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티제 / 제자 : 지금 제 작업 세계를 발전시키면서 창작 제책 분야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통을 ’박제된 보존’이 아닌 ’도전’과 ’새로운 창작’의 씨앗으로 여기는 사람들.
오스만 두락과 그의 제자들은 오늘도 촘촘한 문양 사이에 인내와 집중을 새겨 넣으며 튀르키예 예술의 찬란한 유산을 미래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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